젠하이저 블루투스 헤드폰 PX210BT 수리.

배터리셀을 교체했는데도, 이놈의 PX210BT의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이유는 크게 2개겠지.
1. 단선
2. 파손

뜯어보면 아는 것.



PX210BT는 별모양 나사 T5를 사용한다. 나사는 모두 동일 크기이므로, 드라이버는 한개만 있으면 된다.

전에 구입해놓은 별 드라이버 세트.! 가장 작은 사이즈가 T5이니 다행이다. ㅎ



그럼 분해 시작.~

오른쪽에 각종 버튼들이 붙어있고, 회로기판이 들어있다. 2층의 구조로 되어있으며, 한번 더 나사를 풀어주면 손쉽게 분해된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는데...

드라이버 유닛까지 다 분해하고보니, 부식이 있었다. 아니, 납땜이 산화되었다고 해야할까? 뭔지는 모르겠다만, 흰색 가루가 일부 납땜 부위에 잔뜩 묻어있다.

혹시나 해서, 기판에서 나가는 선들을 확인해보니, 이쪽도 난리다.

일단 이 백태(?)부터 제거해주고, 납땜 제대로 정리해주고...

이쪽도 깨끗히 정리해주고,

뒤쪽도 깨끗히 정리해주자.

그리고 다시 테스트. 과연 될 것인가.!



두둥~

역시나 안된다. -_-;

왼쪽 유닛도 분해 들어간다.



왼편은 무척 심플하다. 배터리팩에서 전원만 뽑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런지, 단순 연결을 위한 패턴만 그려져 있다.

혹시나 해서 확인해보았더니, 오른쪽과는 달리 납땜에 전혀 문제는 없었다.



그래서... 7가닥 선을 일일히 테스터로 저항 찍어보았더니....
아니나다를까. 전원의 GND가 끊어져있었다. -_-; 어쩐지... 아주 가끔은 연결된다 싶더니만.. 이게 합선되어서 순간적으로 되는 것이었구만.

점프와이어로 끊어진 전원선 연결해주고, 동작시켜보니..

오.!! 불 들어온다. 이게 얼마만에 보는 불인가.!
역시 근본적으로 전원 자체가 연결이 안되는 것이었구나.. 에휴..



그런데, 이거 안쪽이 워낙 타이트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안쪽에서 배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
문득 생각난 것이..
'그렇다면 바깥쪽으로 선을 뽑으면 되지 않는가.!'

어떤 헤드폰들은 일부러 유닛쪽으로 들어가는 선을 바깥쪽으로 살짝 뽑기도 하니, 이것처럼 따라하기로 했다. ㅎㅎ
적당한 선이 뭐가 있을까 하다 서랍을 뒤져보니, 전에 사두었던 케이블 등장.!!

한가닥만 들어있고, 아주 유연한 케이블. 단점이라면 흰색이라는 점. -_-;
뭐, 그렇다고 용산 다녀오자니 귀찮으니, 그냥 있는 걸로 만들어보자.
언제나 그렇듯이... DIY 수리는 다분히 충동적이라, 최종본 나오기 전까지는 어떻게 나올지 나도 모른다. -_-;

헤드폰을 유심히 살펴보니, 이미 배선되어 있는 맞은 편의 공간이 비어있다. 내부적으로는 이쪽으로 배선을 하면될 것 같다. 외부로 뽑는 것은 적당한 위치에서 뽑아주면 된다.

선 연결해주고,

배선해주고,
헤드폰이 접히는 힌지 가기 바로 전. 여기에 핀바이스로 구멍 뚫어서 선을 뽑는다.

어떻게 모양이 나오느냐 하면..

헤드폰을 최대한 늘리면 이렇게,

최대한 줄이면 이렇게 살짝 늘어지도록.! 멋지지 않은가. ㅎ



반대쪽도 연결해주자.

일단 납땜부터 해서 중간테스트.
오. 잘 동작한다. 소리도 잘 난다. ㅎ

그런데.. 너무 힘주어서 나사 박다가 나사머리가 하나 부러져버렸다.. 이건 별모양 나사라서 답도 안나온다. 어쩔 수 없지..
왜 난 항상 조립하다가 뭔가 하나를 망가뜨릴까..



여튼, 어찌어찌 조립을 다 하고(물론, 또 하나 불상사가 생기긴 했다만... 넘어가자. 힘들다.)

마지막 선 정리.

중간중간에 선을 고정시켜주도록 테이프를 붙여주었다. 일단은 검정 종이테이프로 감아두었다. 본드로 접착하면 되긴 하는데... 귀찮아서. 일단 대강 고정.

헤드폰을 줄였을 때는 이런 식으로 최대한 선이 늘어나지 않도록.

이건 대망의 완성품.
검정 메탈색상 바디에 흰선이 괜찮은 대비가 나온다.
썩 그리 나쁘지는 않은 모양새.







그런데... 이건 노가다의 시작에 불과할 뿐.

조립하다가 버튼이 빡빡해서 뭔가 선이 씹혔는가 싶어서 이리저리 안에서 흔들어대서, 간신히 멀쩡한 모양으로 조립을 끝내놓았는데, 실제로 동작시켜보니, 갑자기 왼쪽이 안나온다.!
이거 뭐여!!!
설마 이번엔 왼쪽 선이 단선된 건가??

유선으로 연결해서 테스트해보아도 왼쪽이 안나온다. 원래 유선은 전원연결과 관계없이 동작하기 때문에.. 왼쪽이 안나온단 소리는, 정말로 선이 끊어졌다는 소리.

다시 말하면.. 다 뜯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란 소리. 그것도 선 2가닥으로..
후후... 젠장할.



여기까지가 작업시간 4시간 경과. 새벽4시에 피곤하다.
일단 눈 좀 붙이고..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작업 시작.

결국, 기껏 작업해놓은 것 모두 다 뜯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

처음에 흰선으로 작업했을 때, 선이 꽤나 굵어서 추가로 선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아예 흰선까지 다 제거해버리고, 가느다란 점프와이어 2가닥으로 작업하기로 했다. 이왕 하는 김에 예비용으로 한가닥 더 넣어서 3가닥 넣을까 잠시 고민했는데, 그건 관두기로 했다. 아침부터 급 짜증나고 싶지는 않다.. (하는 걸 그랬다는 생각이 좀 들긴 했다...)

정말 난감했던 것은... 정말로 단선이 되었다는 것. 제품이 좀 낡았고, 험하게 다루어서 그런지, 기판 좀 심하게 흔들었다고 단선된 줄이야. -_-; 역시 한번 조립된 기성품을 분해를 하면 항상 부서지기 마련이다... 후....

여튼, 선을 이었더니 소리 양쪽 다 잘 나온다. 다시 시작....



...
중간 과정을 똑같으니 생략.
대신에 작업 속도가 부쩍 늘어서 한시간만에 작업 완료.

이전과 차이가 있다면, 점프와이어 2가닥을 사용했기 때문에, 바깥쪽으로 빠져나오는 부분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수축 튜브에 넣어서 작업했다. 점프와이어가 주황색이어서, 이왕 하는 김에 색깔 좀 맞춰보려고, 붉은색 수축튜브를 사용했더니, 색깔이 꽤 맘에 든다. ㅎ

확실히 선이 가느다랗게 나와서 그런지, 버튼부가 찝히거나 그렇지 않아서 좋다. 정말로 길이 딱 맞게 되는 바람에... 혹시나 다음에 또 분해하게 된다면, 쉽지 않을 것 같다. 또 분해해야 한다면... 정말로 버려버릴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
 


여튼, 완성품.

역시나 프로토타입보다는 Ver.1이 보기 좋은 것은 언제나 사실. 하지만 내구성은 프로토타입이 좋다는 것.!
모양이 꽤나 그럴싸하게 나왔다.

이전에 사용했던 흰선에 비해서 점프와이어는 연성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혹시나 심하게 접히면 단선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심하게 구부러지지 않도록 조금 신경을 썼다.

헤드폰을 완전히 접으면 이런 식으로 선이 자연스럽게 구부러지기 때문에, 단선 염려는 없다.
혹시나 또 단선 문제 생기면.... 아예 7가닥 모두 다 제거해버리고, 직접 선 연결해버리리라. 구조는 완전히 익혀놨으니, 담번에는 생각 좀 해봐야겠다. 점프와이어 7가닥으로 하면 더 깔끔하게 될 듯. ㅋ
이런 식이면 바깥쪽으로 선 뽑아도 괜찮겠는데?





총 6시간 소요. 젠장.
비싼 헤드폰 하나 수리하기 어렵구만. 역시 복합품은... 수리가 너무 까다롭다.
내가 하는 수리는 왜 항상 한번에 안끝나는 걸까.. 휴...

by outbreaker | 2012/06/23 16:14 | 개조(이것저것 뜯어보자!)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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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권오도 at 2012/09/28 10:49
대단하십니다. 저도 똑같은 증상인데... 이베이에서 구매해서 a/s센터도 못가고 있네요..
Commented by outbreaker at 2012/09/28 17:06
이게... 기판 부식(?)이 좀 잘되는가봐요. 공구와 부품 있으시면 한번 도전해보세요. ^^
저도 미산 PX210BT입니다.
또 고장나면... 그냥 좀 저렴한 MM 시리즈 다시 구해보렵니다.
Commented by 권오도 at 2012/10/11 16:10
셀프 수리해보고싶은데 엄두가 안나네요..^^;;
Commented by archineer at 2013/11/13 19:30
대단하네요... 저랑 친구랑 210, 310 각각 가지고 있는데요...
210은 왼쪽이 안들리는 단선, 친구는 전원이 공급이 안됩니다. 혹시 수리를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물론 비용을 드리겠고요... 그리고 님의 실력이면 머리부분으로 연결되는 선 자체를 깔끔하게 교체하실 수 있을것 같은데 왜 굳이 별도 케이블을 연결하셨는지요? 암튼 대단하세요~^^
Commented by outbreaker at 2013/11/16 11:48
이게.. 생각보다 내부 분해가 어려워요. 선은... 분해하다가 실패했습니다. 한번 조립되면 풀어내지를 못하겠더라구요.
아무래도 같은 증상일 것 같은데... 같은 방식으로라도 수리를 원하신다면, 해드릴 수 있습니다.
Commented by 서길군 at 2014/01/27 15:14
저도 동일 증상이라 수리해야 하는데 전에 수리했던 곳이 이제는 기술자가 없다는군요. 제가 선을 갈아볼려고 하는데, 별나사 후 헤드폰에 이어캡을 어떻게 분리했는지 알려주실 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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