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만든 전동스케이트보드를 요령껏 타고 다녔다만, 아쉬운 게 사실이다.
원래 배터리팩 스펙이 대략 6Ah짜리 리튬폴리머 배터리팩이었는데, 내가 만든 것은 재활용. 그것도 노트북에서 적출한 배터리와 무선청소기에서 적출한 배터리를 섞은 것이라서, 계산상 용량은 4.5Ah이지만, 중방전 배터리가 아닌 탓에 실제 출력은 더 떨여저서 3Ah쯤 정도 밖에 되지 않을까 싶었다.
속도 높이면, 바로 전압 떨어져서 못 땡기고, 절대 주행 거리 자체가 떨어진다.
출력과 항송거리 다 못챙기는... 모양만 있는 '산책용'.
아쉬운게 너무 많아서 고민하다가, 알리익스프레스 세일에 맞추어서 배터리팩을 새로 제작하기로 했다.
새로 제작할 경우, 신품 중방전 리튬이온배터리팩에 9Ah짜리 막강한 녀석이 탄생한다. 그럼 웬만한 중급기 이상 스펙의 전동스케이트보드가 되기 때문이다. 이미 듀얼 모터라서 출력은 쓸만한데 배터리팩이 못따라줘서 성능을 못 발휘하고 있으니까. (사실, 이 보드의 태생이 좀 비싼 녀석이긴 하다.)
약 3주를 기다려서 배터리가 도착했다.
Littokala 18650 HG2 x30
< 10정도 사본 적은 있는데, 30개는 처음이다. 오호라. 박스로 날아오는구만. >
Littokala HG2는 LG 중방전 HG2 복제판이다. 그런데, 준수한 성능으로 스펙대로 성능은 나오고 가격은 개당 $2 수준이라서 가성비로 꽤 괜찮은 녀석이다, 여러번 사용한 바가 있어서 믿음직스럽기도 하고.
30개에 $45 세일가로 샀으니 몹시 만족한다 (원래는 $60이니까.) 대략 7만원 좀 안되는 가격.
전동킥보드 수리 마칠 때 즈음해서 배터리가 도착했으니, 이어서 잘 할 수 있겠다.
새로운 스팟용접기 테스트도 충분히 했으니, 잘 써먹어야지.
문제는..
< 세상에... 리튬이온배터리가 배송중 안전을 위해서 50%만 충전해서 보낸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충전에 한세월. >
내 충전기로는 한번에 4개씩. 그것도 50%부터 완충까지 3시간 반 걸리더라. 그걸 7번해야하니까... 3일 걸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잠은 자야지.)
허허...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충전하는 동안, 기존 배터리를 해체해고 재활용 준비를 하자.
거의 1년만에 다시 배터리커버를 열어보는 것 같다.
< 작년에 만들 때 신경 좀 써서, 모듈식에, 순정 타입 교체 가능토록 만들었다. 이렇게 교체할 일은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는데.. >
< 처음 가져왔을 때와 달리 허브모터 쪽의 출력단이 탄화된 일은 없다. 아무래도 살살 달려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
이번에 배터리팩 바꾸고 달리면 또 문제 생기려나.. 그건 그 때가서 생각하고.
이전에 만들어놓은 배선이 멀쩡히 잘 살아있다. 작년에 열심히 해놨구만.
< 배터리팩 탈거 완료. 아래 실리콘으로 접착해놓아서 단단하게 붙어있어서 다시 떼어내느라 고생 좀 했다. 잘 고정되었다는 거니까 좋다. >
< 수축튜브 까서 알맹이를 꺼낸다. 간만에 보니까 감회가 새롭네. 참 정성으로 만들어놨다. 꼼꼼하네. >
< BMS를 재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기존 배선을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해두자. >
기본적으로 전동킥보드의 10S4P 배터리팩을 본따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검증된 구조이고, 약간의 나름 업그레이드 아이디어를 적용한 터인지라. 생각보다 이쪽이 더 작업에 마음이 놓인다. 배선만 헷갈리지 않으면 된다.
< BMS 해체 완료. 신품배터리에 이걸 그대로 이식하면 된다. 이 BMS는 전동스케이트보드와 함께 딸려온 게 아닌, 내가 새로 구입한 신품 >
< 여러가지 배터리들. 색깔별로 적출한 출처가 다르다. 절반은 노트북. 절반은 진공청소기 >
다시 적출한 30개의 배터리셀은 갈갈이 작업을 마치고 재활용 준비 완료. 나중에 쓸일이 있을까 싶다. 아마도.. 노말하게 쓰기는 어렵고, 12V 배터리팩이나 대용량 외장배터리 같은 것으로 재활용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은 쟁여둔다.
그럼 본격 배터리팩 제작 시작.
< 스팟용접해서 붙이기 전에, 미리 납땜작업해서, 나중에 빠르게 작업할 수 있도록. >
< 스팟용접 세팅은, 전동킥보드에서 사용했던 세팅값 그대로 0.2T / 80A / 0.15s >
나중에 생각한 것인데... 이 세팅값은 새로 잡아야겠다. 암만 생각해도 너무 뜨겁다. 전류량을 늘리고 시간을 줄여봐야겠다.
< 이번에는, 스팟용접기와 동봉되어 온 배터리 홀더를 사용해보았다. 편하긴 하구만. >
그런데 사실 별로 맘에는 안든다. 이 HG2 중방전 배터리가 미묘하게 좀 직경이 커서 너무 꽉 낀다. 다음 작업에는 그냥 내가 프린트한 홀더를 쓰던가 해야겠다.
< 반복작업이기 때문에, 빠르게 작업. 공구가 되니 작업에 딜레이가 없다. >
전동킥보드 전동배터리팩 제작과 동일하게 6개 단위로 cell 1 - 10, cell 2 - 9 와 같이 한번에 2개 셀 씩 6개를 필라멘트 테이프로 묶어준다. 납작하게 만들어야하니.
< 3P 병렬작업에 이어 10S 직렬작업까지 완료. 이제 이걸 접어서 납작하게 펴주면 된다. >
< 전압체크. 41.8V 나오는 것 보니, 10S 제대로 연결되었다. 언제나 배터리작업은 두렵다. >
< 납작하게 펼쳐준다. 이 모양대로 전동스케이트보드에 들어간다. BMS 연결 시 혼동을 막기 위해 셀 별 마킹. >
0.2T의 하나 단점이 있는데.. 너무 두껍다는 점이다. 전에 만들 때는 0.1T로 만들어서 모양잡기가 쉬웠는데, 0.2T가 생각보다 두꺼워서 잘 안접힌다. 그래서 완전히 플랫하게 접지를 못했는데, 이게 나중에 장착할 때 문제가 되었다.
< 더이상 움직일 일이 없어야 하니, 30개의 셀을 한덩어리로 만들어준다 필라멘트 테이프가 떨어져서 새로 하나 주문해놓기를 잘했지.. >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1. 전에 제작할 때의 0.1T처럼 완전히 접히지가 않는다. 가운데 셀처럼 살짝 들뜨는 모양이 보이는데.. 이것 때문에 배터리 커버 닫는데 고생 좀 했다.
2. 이 HG2가 미묘하게 직경이 좀 크다. 그러다보니, 이게 6개 모이니까 의외로 눈에 띈다. 최소한 1mm는 차이나는 것 같은데.. 애초에 배터리커버 설계 자체가 3mm 정도 여유분이다보니 빠듯하다. BMS 케이블이랑 수축튜브까지 고려하면.. 마진이 없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나중에 실제로 장착하는데 고생 좀 했는데. 막 우겨넣으니까 들어가긴 하더라. 내구성이 좀 걱정되긴 하는데... 그렇다고 다시 배터리커버 만들 생각은 없으니 넘어가자. 만약에 한번 더 작업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18650이 아니라 26650으로 해볼까 고민중이다. 그럼 여유가 좀 생기지. 3P가 아니라 2P가 될테니. (대신 좀 높아질 듯.)
< B-, B+를 먼저 장착해준다. 이것부터 연결해야지 모양잡기가 쉽다. BMS 커넥터는 파손을 위해서 당연히 뺴놓고.. >
< B1 ~ B9도 마저 다 연결하고 BMS 커넥터도 연결 완료. 배터리팩이 전기적으로는 완성이다. >
이제 구동 테스트를 해봐야겠지? 언제나 테스트는 떨린다.
< 올.. 최고 속도에서 45km/h 나온다. 전에도 이렇게 나오긴 했지만, 실사용에서는 불가능했다. 미친듯한 전압강하 때문에. 이번에는 과연... >
배터리가 제대로 동작한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충전 테스트.
사실 제일 중요한 게 충전테스트이다.
제 때 (필요 전압까지)에 멈추어야지 BMS가 제대로 동작하고, 폭발 안정성이 있다는 뜻이라서,
DIY에 있어서, 이게 제일 위험한 셈이다. 2S 정도야 터져도 치명적이지는 않는데... 10S는 사정이 다르다.
< 충전테스트도 통과 완료. 이것 빠르게 완충 확인하기 위해서, 배터리를 일부러 다 충전하고나서 작업 시작했으니.. >
다행히 전기적으로 배터리팩은 잘 제작된 것 같으니 마무리해보자.
< BMS 케이블 깔끔하게 배선 정리하고. 배선이 꼬이거나 겹치면 충전시 과열 발생하면 위험하다 하여, 일부러 펴놓았다. >
< 전에 사용하고 남은 수축튜브 마저 사용. 길이가 딱 맞네. 열풍기로 하다가 잘 안되어서 이번에도 헤어드라이어 사용. 꽤 괜찮다. >
이렇게까지 하니까, 이제 좀 모양이 나오네. 깔끔하게 방전/충전 단자만 나온다.
배터리팩 제작이 끝났으니, 스케이트보드에 장착.
< 원래 모양과 똑같은 모양이 되었다. 사실.. 그렇게 설계했으니 그리 나와야하는 게 당연하다. >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배터리팩 크기가 1mm 정도 커진 느낌인데, 덕분에 커버 끼우는데 꽤 고생했다. 너무 꽉 조여서 나중에 파손 안생길까 걱정이긴 한데..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 커버까지 닫고, 배터리팩 교체 완료. >
이미 전동킥보드에서 한번 작업 한 후였고,
전동스케이트보드는 이미 한번 만들었던 것 그대로 재제작하는 셈이라서, 설계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없어서 빨리 끝났다. 실제로는 5시간 채 안 걸린 것 같다.
필드 테스트.
완충 상태에서 약 6.2km를 달렸다. 속도는 low가 아닌 mid. 대략 18km/h로 지속적으로 달렸는데, 안정적으로 잘 달린다. 이전에는 mid로 올리면 바로 저전압 경고가 떳는데, 이제는 mid로 떙겨도 30분 가까이 문제없이 지속된다. 역시 중방전 신품 배터리의 위력인가.
돌아와서 한시간반정도 충전하고(대략 20%?) 다시 3.2km 달렸는데, 역시 배터리는 1/4 이상 남은 상태.
이 상태에서 배터리 충전하니 4시간반 걸리는데, 대략 완전 방전에서 5~6시간 걸린다는 뜻이니. 3000mAh 배터리 용량 그대로인 셈이다. 스펙대로 배터리 성능이 나온다.
주행은 몹시 맘에 든다. 체감이 워낙 좋다보니..
5만원으로 시작한 전동스케이트보드가 12만원이 되더니. 이제 19만원이 되었네. 그래도.. 여전히 이 가격은 매력적이다. 이 스펙의 전동스케이트보드는 여전히 중고가 40만원은 훌쩍 넘으니.
이걸로 또 한번의 업그레이드 끝.
** 추가 내용 **
지금 사용하는 충전기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7짜리 42V, 2A 충전기이다. 딱봐도 저렴이라는 게 보이는데..
출력이 2A이기 때문에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있고, 묘하게 완충이 안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전동킥보드에 딸려온 충전기는 좀 커다란 건데, 2.5A짜리. 덩치는 더 크고 발열이 많은데.. 이게 좋은건지는 모르겠으나, 이걸로 충전이 부족했던 적은 없다. 뭔가 내부에 회로가 좀 다른 듯.
문제는, 이 전동킥보드는 항공단자 GX16을 사용하고, 전동스케이트보드는 2.1mm x 5.5mm DC 단자. 서로 안맞는다.
전압은 같으니, 단자만 맞추면 되어야 하는데..
벼르고 있다가, 나랑 같은 문제 때문에, 어댑터를 제작한 사람을 발견하였다.
그럼 나도 시도하는 거지.
$2를 투자해서, GX16 항공단자 한쌍과, 2.1mm x 5.5mm DC 단자 3쌍을 구입했다.
< 이건 GX16 to DC니까, 남는 파트는 나중에 다른 활용처를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여차하면, 외장배터리팩 충전단자로 활용할 수도 있고. >
기존 충전기에 다행히, 단자별 전극이 표기되어 있다.
< 항공단자는 1이 +, 반대편이 -. 아래쪽은 사용하지 않는다. >
< DC 단자는 가운데가 + >
그럼 이제 어댑터를 만들어보자.
< 극성에 맞추어 DC 단자에 케이블 연결. >
< 항공단자쪽도 연결. 10cm짜리 짧은 어댑터이다. >
여기서 예상못한 것이 있었는데.. 케이블을 내부 구리선이 아니라 철선을 사용했고 굵은 것으로 했더니만.. 납이 잘 안붙어서(열용량이 부족해서) 한참을 걸렸는데, 이거 때문에 단자 연결부 플라스틱이 살짝 녹아서 돌아간다. 나중에 글루건으로 고정하긴 했지만 좀 찝찝..
이대로 쓰면 내구성 문제도 있고, 위험하게 노출된 단자를 손으로 만지고 싶지도 않고..
간단히 모델링해서 하우징 출력.
< GX16쪽 단자 덮는 용. 와블이 심한데.. 요즘 프린터가 암만봐도 상태가 영 안좋다. 아무래도 노후화된건지.. 수리가 아니라 교체가 필요할 듯 하다. >
< GX16쪽 하우징 제작 완료. DC쪽은 플라스틱 커버가 있으니 괜찮다. >
그럼 테스트.
< 전동킥보드용 충전기에 접속하고 voltage 측정. 원하는대로 나온다. >
물론 연결하기 전에, +/-는 여러번 체크해서 문제없게 만들었다. 배터리 충전이기 때문에 조심해야하니까.
이걸로, 전동스케이트보드 충전할 때마다 충전기를 바꿔끼우는 일은 줄었다. 어댑터만 연결하는 수준으로 일이 좀 줄음.
외장배터리팩 만드는 건 나중에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꽤 그럴싸한 일이라서.